몹시 싱싱한 시금치를 한 봉지 선물 받았다. 열어보니 활짝 핀 꽃처럼 단단하게 펼쳐진 섬초가 한가득이다.아이 손가락 두께만 한 분홍빛 뿌리 끝이 보랏빛을 띤다.달큼한 향을 풍기는 섬초를 보니 무엇을 해 먹어야 할지 머릿속이 바빠진다.이렇게 실한 뿌리가 길게 잘라진 섬초는,뿌리를 칼등으로 살살 긁어, 된장을 말갛게 푼 바지락 시금칫국을 끓이면 최고다.표고버섯과 무를 얇게 썰어 한 솥 끓여두면 가족들 모두 반찬 없이 한 그릇 뚝딱 해준다.찬바람이 부는 날 이만한 국이 없다.국 끓일 양을 남기고 커다란 냄비를 꺼내 소금을 넣어 물을 끓였다.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짜낸 시금치에 국간장, 맛소금,참기름 두어 바퀴 두른 뒤 막 갈아낸 깨를 잔뜩 뿌려,털어내듯 섞으며 김밥 만들 준비를 시작한다.시금치나물을 산더미 무쳤..